정말 오래전에 어느 잡지와 인터뷰를 한내용이 있어서 옮겨본다....

그때는 이런 생각을 가지고 살았었나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을 소중하게 , CyOZ 서진택 작가

아마추어로 시작해 프로로 활동하는 작가들이 많아지는 추세다. 첫 회에 소개했던 박우철 작가 역시 그러했고 그 밖의 많은 온라인 작가들이 현직 프로 사진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 전공자와 비전공자의 경계가 무너져가는 현실은 비로소 사진이 완벽하게 대중적인 문화 예술로 탈바꿈했다는 것을 나타낸다.
이번 달은 현재 다양한 오프라인과 온라인 전시회 활동으로 촉망받는 젊은 사진작가 ‘CyOZ’ 서진택 씨를 만났다.

취재 조경희 기자 dejavu@pcline.co.kr

평소 서진택 씨의 사진을 보면 날씨를 주제로 사진을 많이 찍는 것 같다. 하나의 주제의식으로 사진 작업을 하는 것 같은데…
주제의식이라는 거창한 말로 포장하기는 힘들 것 같다. 비 오는 날이나 눈 오는 거리를 보면 알겠지만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서 우왕좌왕 헤매는 사람은 찾아보기 힘들다. 사람들은 저마다 비나 눈을 피할 우산을 갖고 있다. 나름대로의 독립적인 방어 수단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설령 준비된 우산이 없다 하더라도 빠른 걸음으로 비를 피하지만, 이런 경우에는 주변 상황을 직시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곤 한다.
그런 일상의 모습들을 사진으로 표현하고 싶었다. 적당하게 자신의 모습을 가린 사람들을 지켜보는 위치인 관찰자의 역할에 충실했다고 생각한다.
작품 연작 중 특히나 날씨에 대한 테마가 많은 이유는 흐리거나 비 오는 날, 바람 부는 풍경이나 눈이 오는 자연스러운 날씨의 변화가 마치 개인의 감정과도 상당한 상관관계를 가지기 때문이다. 날씨와 감정의 우연적이면서도 필연적인 상관관계를 사진으로 담고 싶었기에 이런 결과물들이 탄생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사진 속의 모습들은 부감앵글(High Angle)을 이용해 촬영한 것인데 극단적으로 높은 앵글이기 때문에 평상시에는 잘 사용하지 않는 구도이다. 높은 곳에서 사물을 바라보는 것은 전지전능한 관찰자의 시선을 가장 잘 표현하는 수단이 된다.
물론 지금까지의 작업만 고수할 생각은 없다. 좀 더 창조적이고 주관이 들어간 작품을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욕심을 부릴 생각이다.
지금은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사실 이런 질문이 나오면 참 난감하다. 주변 분들은 내가 사진에 몸담고 사는 줄 안다. 하지만 사진과 거리가 먼 전산직에 몸담고 있다. 현재는 모 자동차 회사에서 사용자 전산환경에 대한 표준화 작업을 하고 있다. 내겐 조금 어울리지 않는 직업이라고 생각한다.
본격적으로 온라인 갤러리에서 활동하게 된 시점은?
3년 전에 온라인 갤러리인 레이소다에서 활동하기 시작했다. 온라인 사이트에서 활동하면서 다른 작가들의 작품을 보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됐다. 개인적으로는 지난 달 소개됐던 최중원 작가와 친분이 있다.
언제부터 사진에 대한 매력을 느끼게 되었나?
20대 초반부터 사진을 시작했다고 하면 다소 우습겠지만 본격적으로 사진에 매력을 느끼게 된 것은 아마 3년 전 즈음으로 기억된다.
동생과 놀러간 강원도에서 폭설을 만났는데 인적 없는 오죽헌의 눈 덮인 모습들은 마치 한 폭의 그림 같은 매력을 주었다. 그때의 모습이 작품 활동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였다. 1회용 카메라로 그 풍경을 담았는데 그 당시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노출 부족의 사진들을 본 순간 무척이나 아쉬웠다. 그 후로 항상 카메라를 지니고 다니는 것이 버릇이 되었고 그때부터 정말 열심히 여러 곳을 돌아다니면서 촬영을 시작했다.
그때의 아름다운 자연의 모습에 감동받아 사진이 갖는 매력에 깊이 빠지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이 있다면?
지금껏 작업했던 사진 모두 정성을 다해 촬영했기 때문에 가장 애착이 가는 작품을 고르기는 쉽지 않다. 왜냐하면 사진 하나하나가 내 주관적인 생각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굳이 고르라면 ‘비 오는 거리에서’ 연작 시리즈를 들 수 있겠다.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기억을 하는 것을 보면 가장 인상적인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작업 중 힘든 부분도 있을 텐데…
사진에 빠지면 빠질수록 점점 더 어려워지는 것 같다. 머릿속에는 좋은 사진을 얻기 위한 욕심들로 가득 차 있다. 하지만 이런 욕심을 갖고 있는 것이 나쁘다고만 볼 수 없다. 긴 호흡으로 천천히 다가서면 된다고 생각한다. 무슨 일이든 간에 첫술에 배부른 일은 없다. 모자란 부분이 있으면 배워서 채워야 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 지금 이 시간에도 노력하고 있다.
서진택 씨의 작품을 보면 독특한 색감의 작품이 많은데 주로 어떠한 심상을 표현하기 위해 자신만의 색감을 창조하는지…
사람은 누구나 외로운 존재이며 나 역시 그러한 존재라 생각한다. 컬러 사진 이야기를 하면 예전 일이 자꾸 떠오른다.
밀레니엄을 맞이하기 직전인 1999년도는 IMF 파동으로 인해 사회적으로 우울한 문제들이 많았었다. 부산 출신인 내가 서울에서 맞이한 밀레니엄은 그 느낌이 너무도 강렬했다. 삭막한 시멘트벽이 즐비한 눈에 익지 않은 풍경 속에, 어깨가 축 처져 있는 사람들 속에서 나라는 존재는 한낱 낮선 이방인일 뿐이었다.
화려함 속의 고독이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고, 적당하게 자신을 숨긴 타인들 속의 나를 말하고 싶었다. 이방인으로서의 나의 모습…. 그 모습을 담아야겠다고 생각하게 됐다. 적당히 거리를 유지하며 관찰하는 관찰자의 입장을 유지하고 있던 내게 있어 작품 속의 색들은 차갑고 무거운 느낌의 색들로 표현됐다.
흑백과 컬러 사진을 연동하여 작업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디지털로 작업하는 경우도 있지만 요즘 대부분의 작업을 필름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디지털 작업을 연동하고 있는 셈이다.
필름으로 촬영된 사진을 필름 스캔을 통해 이미지화시켜 디지털로 보정하기 때문이다. 특별히 필름을 고집하지는 않지만 필름 본연에서 표현되는 느낌이 좋기 때문에 한 가지를 고집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간의 연작들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내 작품이 연작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것이 민망하지만 굳이 한 가지를 꼽자면 ‘비 오는 거리에서’와 ‘서울은…’ 이렇게 두 작품이다.
연작 ‘비 오는 거리에서’는 비정상적인 앵글과 저속의 세계에서 보여주는 흔들림, 그리고 각자 서로 자신을 숨긴 채 스쳐 지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누구든지 자신이 향하는 방향으로만 나아갈 뿐 자신의 공간 속으로 다른 이가 침범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서울은...’은 흑백과 컬러를 동시에 섞어 작업하고 있다. 제목 없이 인터넷 갤러리에 포스팅되는 사진들이 그 제목을 갖고 있다. 내가 처음 서울에 화서 느낀 타인의 시선과 느낌을 담아보고 싶어서 새로 시작한 작업인 만큼 조금 긴 호흡으로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후보정에 대한 서진택 씨의 생각은?
사진의 마지막 단계는 누가 뭐라 해도 실제 프린트돼서 나오는 최종본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것이 암실에서 작업한 은염 프린트인지, 아니면 디지털 작업을 통한 디지털 프린트이든 그 차이는 중요하지 않다.
자신이 표현한 최종 단계를 얻는 방법 중에서 좀 더 유연하고 쉬운 작업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과연 잘못된 일인 것인지 되묻고 싶을 뿐이다. 의도와 주제를 부각시키기 위해 표현하는 방법 중의 하나라고 생각하면 이런 화두는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본지 독자 여러분에게 한마디.
PC라인에서 인터뷰 제의가 들어왔을 때 솔직히 많이 당황스러웠다. 인터넷 갤러리를 통해 활동하는 나에게까지 이런 지면을 할애해줄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기 때문이다. 사진 전문지가 아님에도 이렇게 많은 관심을 보여준 것에 대해 독자의 한사람으로서 감사드린다.
아직까지 국내 여건상 사진에 대한 인식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앞으로도 많은 작가들에게 지속적인 관심과 격려 부탁한다.

원본출처 : http://www.pcline.co.kr/bbs/bbs/board.php?bo_table=contents_dica&wr_id=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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